전체 글 219

누가복음 4장 16-30절 (마 13:53-58)

“그들이 다 그를 증언하고 그 입으로 나오는 바 은혜로운 말을 놀랍게 여겨 이르되 이 사람이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눅 4:22) 엄마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묻는다.“그래, 넌 뭘 해 먹고 사니?” 나의 미래는 아주 일찍부터 너무 위태로웠던지라 엄마는 나의 현재에 대해 결코 마음을 놓치 못했다... 엄마의 걱정은 그간의 전화와 편지, 방문, 책의 출간, 신문 기사들이나 베르나르 피보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 따위가 가져다 준 ‘성공의 징표들’에 은밀히 저항했다... “파리에 살 집은 있는 거냐?”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pp. 13-15) 어릴 적 자녀를 향해 가졌던 근심은 왜 좀처럼 자취를 감추지 않는 걸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실마저 이미 자리잡은 생각을..

묵상/공관복음 2026.04.04

마태복음 4장 12-17절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 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 16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하였느니라”(마 4:15-16) 예수님 당시 성전이 있던 예루살렘은 정치적, 종교적 구심점이었다. 메시야로 오신 예수께서 활동하시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였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전혀 예상 밖의 장소를 택하셨다. 바로 갈릴리 가버나움이다. “가버나움은 북서쪽 호반의 중요 정착지였고, 거기에는 백부장과 세관도 있어서 지역 행정 중심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1세기 인구는 아마 1만 명 정도 되었을 텐데 이는 나사렛보다 상당히 큰 수였다.”(R. T. 프랜스, 마태복음, p.189.) 유대인들에게 한 지역의 가치는 거주민들의 정통성에 있었다. 하지만 ..

묵상/공관복음 2026.04.02

임사체험(臨死體驗)과 말씀

청년 시절에 ‘천국’이나 ‘지옥’을 직접(?) 보았다는 체험 간증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도 ‘임사체험’ 등의 유사한 간증을 하는 사람들을 여전히 보게 된다. * 임사체험(臨死體驗) : 일시적으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체험 이러한 간증의 서두에 특별한 체험에 대한 언급은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부여한다. 간증을 하는 분은 체험을 본인이 하는 말의 권위에 대한 근거로 이해하고 듣는 사람들 역시 여느 때와 다르게 주의를 집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사실 임사체험의 사실 여부는 확인이나 검증이 어렵다. 그래서 진짜냐, 거짓이냐에 대한 논의보다 체험의 중요성 여부나 체험에 대한 공적인 태도에 대해 성경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임사체험의 중요성 여부에 대한 성경적인 유추다. 누가..

교회 2026.03.31

창세기 13장 - 3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15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 13:14-15) 요단평야로 떠나간 롯은 ‘약속’을 보지 못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영적인 안목의 부재(不在)다. 롯의 선택에서 볼 수 있듯이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주의할 것은 선택은 결과를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신중해야만 하는 이유다. 그런데 신중한 태도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선택의 기초가 되는 판단의 기준이다. 롯은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했다. 극심한 가뭄의 경험에서 ‘생존’이라는 주제가 깊이 각인되었다. 넉넉한 물은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묵상/창세기 2026.03.29

창세기 13장 - 2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창 13:8-9) 낭패를 겪었지만 아브람은 ‘부’유해졌다.“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하였더라”(창 13:2) 하나님의 '복'은 성과제가 아니다. 아브람의 친족인 ‘롯’ 역시 소유가 풍족해졌다.“아브람의 일행 롯도 양과 소와 장막이 있으므로”(창 13:5) 아브람의 복이 흘러간 경우다.“세상 사람들이 네 덕을 입을 것이다.”(창 12:3b, 공동번역) 살아가면서 덕을 끼치는 사람이 되자. 가축은 많아졌지만 이로 인해 목초지는 부족해졌다.“아브람과 롯에게 가축이 너무 많아 그들이 함께 살기에는 ..

묵상/창세기 2026.03.27

창세기 13장 - 1

“그가 네게브에서부터 길을 떠나 벧엘에 이르며 벧엘과 아이 사이 곧 전에 장막 쳤던 곳에 이르니 4 그가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이라 그가 거기서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창 13:3-4)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아브람은 네게브로 돌아왔고 아내 사래도 무사했다. 우리의 인생도, 믿음도 때로 쉽게 흔들린다.“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김종삼, ‘어부’ 中) 나는 종종 머릿속이 복잡할 때 산에 오른다. 홀로 걸으며 정신적 노폐물을 흘려보내는 나만의 방식이다. 무언가 정리가 필요한 아브람의 발걸음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다.“그가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이라”(창 13:4a) 아브람은 잠시 숨을 고르며 지난날을 뒤돌아보았다. 하나님의 언사를 따라 무..

묵상/창세기 2026.03.25

창세기 12장 - 4

“바로가 아브람을 불러서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나에게 이렇게 행하였느냐 네가 어찌하여 그를 네 아내라고 내게 말하지 아니하였느냐 19 네가 어찌 그를 누이라 하여 내가 그를 데려다가 아내를 삼게 하였느냐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이제 데려가라 하고”(창 12:18-19) 약속하신 땅은 ‘즉시’ 주어지지 않았다. 실상 아브람은 싸울 수 있는 사병을 소유한 상태였다.“...집에서 길러낸 사병 삼백십팔 명을 소집하여...”(창 14:14, 공동번역) 하지만 아브람은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정착할 곳을 찾아 계속 이동하였다. 하나님의 약속을 임의대로 이루려고 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극심한 기근이 찾아왔다.“...이는 그 땅에 기근이 심하였음이라”(창 12:10b) 거주할 곳은 마땅치 ..

묵상/창세기 2026.03.23

내 안에 계시는 주님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8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요 15:7-8) 젊은 세대는 다분히 감성세대다. 청년들이 자주 부르는 CCM 가사의 성격과 예배 시 찬양의 비중이 이를 잘 말해준다. 예배 가운데 자주 불렀던 찬양 한 곡이 있다.“나를 지으신 주님 내 안에 계셔 처음부터 내 삶은 그의 손에 있었죠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 주셨죠” 내 이름 아시죠 He knows my name >라는 찬양의 가사다. 나도 이 찬양을 부르며 마음에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었다. 특히 찬양 가사 중에 ‘내 안에 계셔’라는 부분이 주님과의 정서적..

기도 2026.03.21

마태복음 4장 1-11절 (눅 4:1-13)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4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마 4:3-4) 사탄은 고심한다. 어떻게 불순종하게 할까. 시험의 목적이다. 사탄이 입을 연다.“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3절)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아버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마 3:17) 주의하라. 말씀도 진리도 ‘미끼’로 쓰는 게 사탄이다. 사탄의 시험은 '먹는 것'이다.“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3절) 예수께서 40일을 굶주리시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셨다. 극도의 허기와..

묵상/공관복음 2026.03.19

마가복음 1장 12-13절

“성령이 곧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신지라 13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막 1:12-13) 예수께서 급하고 긴박하게 광야로 가셨다.“성령이 곧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신지라”(막 1:12) 40일이 지나 사탄에게 시험을 받기 위해서다. 수동적으로 ‘유혹’을 받는 것이 아닌 성령께서 주도하시는 시험이다. 수비가 아닌 공격이다. 역사적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과거 이 전장에서 아담은 졌다. 아담은 모든 것이 풍족한 동산에서 불순종하여 패했다. 이제 패배의 아픔을 씻기 위해 ‘예수’께서 광야로 가셨다. 아담은 불순종으로 ‘졌’지만 (둘째 아담인) 예수께서는 순종으로 ‘이’기실 것이다. 동산과 달리 '광야'는 마실 물도, 먹을 것도 없는 ..

묵상/공관복음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