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의 마음에 죄악을 품었더라면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리라”(시 66:18)

식당에 방문한 손님이 점원을 마음속으로 무시했다는 이유로 주문이 취소되는 예는 없다.
백화점에서 누군가 물건을 구매하려 할 때 탐심을 가졌다고 판매가 거절당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경우가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없는 것은 마음의 상태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거니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도는 다르다.
기도하는 자의 마음이 죄를 지향할 때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신다.
기도는 자판기를 이용하듯 아무런 인격적 교제가 없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께서 ‘거룩’하시기 때문에 ‘죄’에 대한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오늘 말씀은 죄에 대해 전적으로 무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거듭난 사람일지라도 여전히 죄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품다’라는 동사는 ‘주목한다’는 의미다.
죄를 은밀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며 즐기는 것이다.
“어떤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이고 그것을 이해해주고 동정한다는 뜻입니다. 부인하고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태도가 없이 그냥 용인해주는 심장에서부터 출발해서 ‘괜찮다’고 하는 것입니다.”(김홍전, 신령한 생활과 기도)
‘죄’를 향유(享有)하며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오래도록 미워하면서 기도할 수 없다.
탐심이 가득한 채로 기도할 수 없다.
거짓이 가득한 마음을 품고 기도할 수 없다.
폐문부재다. * 폐문부재 - 문을 잠그고 우편물을 수령할 대상이 없음
“여호와를 사랑하는 자들아 악을 미워하라.”(시 97:10, 현대인의 성경)
과학자들이 17c 유럽에서 쓰인 8겹으로 접어 봉인한 편지를 뜯지 않고 완벽하게 내용을 읽어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한겨레신문, 2021)
놀라운 과학기술의 성과다.
하지만 마음에 죄를 품고 쓴 (기도)편지는 과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과제다.
오늘도 미수령된 기도가 가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회개'로 단장한 후에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자.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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